논란 많은 사모펀드…"공직자 투자내역 관보에 공개 검토"[매경이 만난 사
논란 많은 사모펀드…"공직자 투자내역 관보에 공개 검토"[매경이 만난 사람] 김이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호명護明 추천 0 조회 0 20.11.18 11:03 댓글 0
논란 많은 사모펀드…"공직자 투자내역 관보에 공개 검토"[매경이 만난 사람] 김이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공직자 재산신고 목적은
`부정한 재산증식` 방지용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수있는
`다주택 소유` 처신에 신중해야
공직자 재취업 여전히 반감
국민 눈높이 맞게 감시할 것
•김제림, 최현재 기자
김이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공직자 재취업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퇴직공직자의 재취업 승인은 엄정해야 하고, 재취업 이후에도 퇴직 전 직무로 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면밀히 감시해야 합니다."
김이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은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공직생활을 통해 전문성이 길러졌고,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기업에 가려고 한다면 이는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그렇지만 국민 체감에는 여전히 미흡한 면이 있어서 취업심사를 엄격히 한 뒤 승인이 되면 재취업 후 행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매일경제가 퇴직공직자 중 올해 재취업한 691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퇴직 전 직무와 연관이 있는 곳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위원장은 올해 크게 논란이 된 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의 뜻을 밝혔다.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는 강화돼 왔지만 `관피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엄정하게 취업심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이 체감하기에 미흡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민이 우려하는 퇴직공직자의 `전관예우`나 `민·관 유착` 가능성이 있는 분야 재취업은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또 재취업 후 행위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도 퇴직공직자의 행위제한 제도가 있는데,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위공무원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곳이 어디인가.
▷장관은 신청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차관급은 신청을 많이 하는데, 로펌에 가려다가 취업 승인을 받지 못해 가지 못한 경우가 좀 있다.
―위원장은 로펌이나 기업을 마다하고 정부와 대학에서 일하고 계신다. 퇴직 공무원들의 취업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 재산·취업심사다. 취업심사는 재산 등록 대상 공무원, 급이 높은 공무원이 대상인데, 퇴직 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취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취업이 업무집행의 공정성을 해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만약 공직생활을 통해 전문성이 길러졌고, 전문성 살리기 위해 기업에 가려고 한다면 이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다. 다만 공정성·부패 방지를 위한 공익적 측면과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사익적 측면을 어느 선에서 조화시켜야 할지가 취업심사 제도의 핵심이다. 공익이 더 크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취업이 제한돼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주택자 공직자는 안 된다고 했는데, 너무 획일적인 기준 아닌가.
▷`2주택이면 안 된다`는 식의 획일적인 기준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률에 다주택 소유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고위공직자로서 처신이 문제될 뿐이다. 서너 채는 그렇지만 두 채는 개인의 사정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공직자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존재 의미가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주택 소유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처신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 부동산 신고액이 시민단체가 발표한 것과 달라 `축소 신고` 의혹이 있다.
▷공직자 재산에 대해 현실가치를 최대한 반영해 신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11월 3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으로 인해 공직자 재산신고와 관련한 시세 반영 문제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공직자의 재산신고 목적이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공직자 개개인의 부동산이 많고 적음에만 중점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관 중에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 사모펀드에 대한 재산신고 제도를 보완할 계획은.
▷사모펀드도 예금란에 기재하도록 돼 있다. 자산운용사, 투자 유형, 펀드명을 다 기재하도록 돼 있다. 1급 이상만 공개하도록 하는데 관보에 게재할 때는 그런 자세한 내용은 기재하지 않고 그냥 묶어서 다 예금 총액으로만 기재한다. 따라서 관보를 봐도 사모펀드 내역은 알 수 없도록 돼 있다. 공직자윤리위는 사모펀드 내역을 다 알고 있지만 관보에 기재되지 않아 일반 국민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 같다. 따라서 전문적 의견을 검토해 사모펀드 항목 분리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 재산신고 심사 후 경고·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등 법적 조치를 한 사례가 있나.
▷전체 1865명 중에서 경고·시정조치 44명(2.4%), 과태료 부과 13명(0.7%) 등 총 57명(3.0%)에 대해 법적 조치를 했다. 공직자가 자녀의 건물 전세권 계약 시 부족한 자금을 빌려줬으나 이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해 조치를 받은 사례, 부모의 재산을 빠뜨려 조치를 받은 사례 등이 기억에 남는다.
―공직생활을 40년 했는데, 공직자는 어떤 마음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야 하나.
▷헌법에 공무원 규정이 있다. 공직자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다. 또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익의 관점이 우선돼야 한다. 늘 공정하고 진실해야 한다.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전문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지나친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 욕심이 많으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약자에 대한 이해심도 많아야 한다. 지금 공직사회의 보수 수준이 옛날처럼 낮다고 할 수 없다. 추상 같은 이야기지만 우리로 인해 국민이 편안하고 안심하면서 살게 된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지금도 일산에 살고 있나. 주택에 대한 바람직한 공직자 마인드는.
▷1998년 이후 22년 넘게 일산에 살고 있다. 주택은 사람이 사는 공간인데 이것이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용한 것이 아니더라도 의도와 상관없이 오르기도 한다. 주거 공간이기 때문에 투기 수단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고위공직자가 그런 마인드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라톤 19번 완주…판소리 흥부가 부르며 스트레스 해소
2017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 전원일치 결정통해
사회갈등 종식시켜 보람
―헌법재판소에 있을 때 소수 의견을 자주 내는 등 여러 일이 많았는데.
▷헌재에 6년 동안 있으면서 어느 때보다 보람이 있었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이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해주게 될 때 헌재의 역할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꼈다. 재판관들과 토론을 통해 좋은 결론을 위해 함께했다는 것도 중요하다. 소수 의견은 다수 의견이 너무 지나치지 않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다수가 한쪽으로 가더라도 소수 의견을 보면서 조절하기도 한다. 특히 2017년 탄핵 국면에서 전원일치 판결을 통해 사회의 갈등 국면을 종식시키는 의미 있는 길을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는 중압감이 없었나. 전원일치 판결이었는데.
▷우리가 제대로 결정해야 나라가 제대로 서겠다고 생각했다. 기록도 방대하고 법정이 소란스럽기도 했다. 위기 속에서 우리가 참고 넘어간 면도 많았다. 결국 결론을 내리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우리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원일치 판결은 계속적인 토론 과정에서 나왔다.
―다시 그 사건을 맡더라도 같은 판단을 할 것인가.
▷그렇다. 보수들은 헌재 판단을 비난했지만, 그 사건은 전원일치로 나가는 것이 적절했다.
―건강 관리법·취미를 소개해 달라.
▷2003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고 완주를 19번 했다. 2011년 보스톤 마라톤에 나간 적이 있고 2010년 중앙 마라톤 대회에서는 3시간39분의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 이후 하프만 뛰었고 퇴직 이후에는 집에서 조깅만 하고 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일산 호수공원을 뛰거나 집 근처 정발산을 뛰어오른다. 과거 고등법원 축구회 주장도 했다. 헌법재판관을 하는 동안에는 판소리를 배웠다. 탄핵 사건이 발생하면서 더 못 배웠는데 1년을 배웠다. 사철가(단가)·흥부가·춘향가를 배웠는데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저 가사를 어떻게 외우나 했는데 저절로 외워지더라. 그런데 계속하지 않으면 1년만 쉬어도 잊어버린다.
▶▶He is…
△1953년 전북 고창 출생 △1972년 전남고등학교 졸업 △1976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77년 19회 사법시험 합격 △2009년 서울남부지방법원장 △2010년 특허법원장 △2011년 사법연수원 원장 △2012년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2017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2018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2020년~ 제17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2020년~ 조선대 이사장
[김제림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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